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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다운점퍼 '필파워' 한 번 따져 봅시다

[취재파일] 다운점퍼 '필파워' 한 번 따져 봅시다
유별났던 겨울 추위 탓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힘인지 다운점퍼 인기가 유별납니다. 두툼한 다운점퍼들이 흔하게 눈에 띄는데요.  특히, 손목 부위에 필파워(Fillpower)가 완장처럼 커다랗게 쓰여져 있는게 유별납니다. 최근에야 알려진 용어인데요. 필파워 600정도에서 시작하던 게 700..800 경쟁하듯 오르더니 이제는 1000시대가 열렸습니다.

간단히 용어부터 정리하면 필파워는 거위털, 오리털 등이 옷 속에서 부풀어오르는 정도를 말합니다. 많이 부풀어오르면 공기를 그만큼 더 머금을 수 있으니까 옷은 더 따뜻해지겠죠.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필파워가 800이면 다운 1온스를 24시간동안 압축하고 난 뒤 풀었을 때 800세제곱인치(13리터 쯤 됩니다)가량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1000이면 천 세제곱인치겠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필파워라는 기준을 그대로 쓰지않고 유사한 다른 기준을 씁니다. 충전도라고 부르는데요. 필파워를 측정하는 것처럼 다운을 압축한 뒤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는데 필파워처럼 부피가 아닌 높이를 봅니다. 개념은 서로 똑같다고 봐야겠죠. 솜털이 90% 이상이면 12cm, 80% 이상이면 11cm 정도 부풀어야 하는게 기준입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요. 겨울은 끝나갑니다만, 다운 점퍼의 완장이 돼 버린 이 필파워, 충전도를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소보원에서 얼마전 자료를 냈습니다. 다운 점퍼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자료인데요. 가격, 보온성, 솜털 기준, 충전도 수치 등을 종합적으로 봤습니다. 내심 유행하는 아웃도어 의류이길 바랐지만, SPA 제품들로 했습니다. 그것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봅니다. 당시 기사는 시청자 이해를 돕기 위해 보온성을 기준으로 봤습니다. 가격대비 보온성을 따져서 어떤 옷이 가장 겨울에 유익한 옷인가를 봤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충전도가 더 관심은 갔습니다. 필파워가 다운점퍼 파워가 돼 버린 오늘날 필파워의 실상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좀 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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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SPA 제품 중 상대적으로 무거운 다운점퍼 6개 제품을 비교한 표입니다.
하한온도라는 것은 보온성이죠. 그러니까 제일 위에 있는게 가장 보온성이 뛰어나단 말입니다. 디자인 등 외적 요소를 떠나서 다운점퍼의 기능적인 측면을 따졌을 때는 최고의 옷이라는 겁니다.

자 그럼 이 표를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1번이 가장 보온성이 뛰어난 제품인데. 충전도는 83입니다. 게다가 솜털은 50% 밖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솜털이 많아야 더 잘 부풀어올라서 충전도가 올라가는데 이 옷은 어찌된 것이 기존 상식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옷 만이 아닙니다. 3번을 보면 충전도는 58밖에 안됩니다. 그런데도 충전도가 100이 넘는 다른 옷하고 비교해 봐도 보온성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3번과 4번 옷이 충전도가 거의 두배가 난다는 것은 한쪽은 필파워 500, 다른 쪽은 필파워 1000짜리 옷을 입고 있는데 보온성이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서로 들어가있는 털 양이 다른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서로 무게가 비슷한 옷으로 비교를 한 거니까요

필파워가 높을수록 옷이 더 따뜻하다는 자명한 상식이 입증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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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가벼운 다운점퍼류도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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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하고 3번을 비교해 보면  충전도는 3번이 오히려 더 높습니다. 1번은 충전도가 KS 기준에도 못미쳤습니다. 필파워는 20% 이상 3번이 높은데 보온성은 3번이 절반 밖에 안됩니다.  무턱대고 필파워 믿었다가 낭패를 보게 생겼습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요? 이유를 찾고 싶어서 전문가들과 표를 놓고 상의를 했지만, 전문가들 역시 이유를 속 시원하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필파워가 다운 점퍼의 능력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필파워가 대세가 되고 있지만, 다운 점퍼 기능에선 대세로 불리기 어렵다는 겁니다. 똑같은 조건이라도 바람이 드나드는 곳에 대한 디자인, 안감 종류, 천의 두께 등등 보온과 관련된 아주 다양한 조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다운점퍼는 부모들 등골을 빼먹는다고 등골브레이커라는 악명이 따라다닐 정도로 비싸졌습니다. 다운점퍼 값이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필파워도 따라 올라가고 있는데요. 필파워가 높아야만 따뜻하다, 좋다는 생각은 이제 다시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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