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주말과 휴일 고속도로 지·정체 현상을 줄이겠다며 통행료를 평일보다 5%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통행량은 오히려 더 늘었고, 이렇게 거둬들인 할증료 수익이 도 내에서만 50억 원에 이릅니다.
조기현 기자입니다.
<기자>
평일 춘천에서 원주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통행료는 3천900원입니다.
하지만, 주말과 휴일은 같은 고속도로인데도 4천100원을 내야 합니다.
평일과 휴일 요금이 200원이나 차이가 나는 겁니다.
[김창식/충북 제천시 : 주말이라고 올리고 그러는 건 형평성이 안 맞죠.]
도로공사가 재작년 11월부터 주말과 휴일 통행료를 평일보다 5% 인상했기 때문입니다.
요금이 할증되면 운전자가 차량 사용을 줄여 고속도로 지·정체가 감소하고, 그만큼 운전자의 기름값 지출도 줄어든다는 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할증제도 도입 이후, 주말과 휴일 고속도로 통행량이 줄었을까?
제도 시행 이전인 재작년과 시행 이후의 도내 고속도로 통행량을 비교해봤습니다.
재작년 3/4분기까지 주말과 휴일,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도내 36개 요금소를 통과한 차량은 모두 2천560만 대.
할증이 적용된 지난해 같은 기간엔 2천740만 대가 이용했습니다.
무려 170만 대가 는 겁니다.
더 어이가 없는 건 주말 할증에 대한 운전자 항의가 잇따르자, 도로공사는 지난해 3월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경인고속도로의 할증만 슬그머니 폐지했다는 데 있습니다.
두 고속도로의 경우, 5% 할증을 해도 50원을 더 내는 것에 불과하고, 거스름 돈을 주고 받기가 불편해 폐지했다고 변명합니다.
반면, 도내 고속도로는 타 시도처럼 여전히 전 구간에서 100원에서 300원의 주말·휴일 할증료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 그렇게 신경을 (안 쓴다.) 100% 체감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있고. 많이들 신경을 안 쓰시는 것 같다. (요금 인상에 대해서요?) 네.]
도로공사가 지난 한해 도내에서 걷어드린 통행료 할증 수익만 어림잡아 50억 원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