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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 세 자매, 고추장 하나로…처참한 나날

<앵커>

집안에서 영양실조 상태로 발견된 어린 세 자매 소식이 어제(29일) 많은 분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 아이들 그동안 살아온 과정을 알아보니까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혼한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10대 세 자매만 살게 된 건 4년 전.

전기밥솥으로 밥과 라면을 끓여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반찬은 고추장, 딱 하나였습니다.

아버지가 보낸 돈 가운데 내연녀가 전달해준 생활비는 고작 15만 원.

월세도 일곱 달이나 밀렸습니다.

[안희선/경기 고양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전기도 켜지 않고 TV만 보셨다고 해요. 불도 들어오지 않는, 난방도 안 되는 방에서 생활했을 경우에 일반적으로 성인들도 그 환경에서는 많이 힘들죠. 정말 많이 힘들죠.]

친아버지와 내연녀는 2년간 집 한번 들르지 않고 인터넷 전화기 한 대를 설치해 가끔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 세 자매를 관리했습니다.

내연녀가 전화로 머리를 깎으라고 하면 집에서 자기가 가위로 잘랐습니다.

간질을 앓던 18살 둘째와 15살 막내는 발작으로 넘어져 허리뼈와 대퇴부에 금이 간 상태로 방치됐습니다.

[김형수/명지병원 진료부원장 : 이 정도면 굉장히 심하거든요. 굉장히 애들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응급실을 안 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골다공증이 심하고 그런 것으로 봐서는 혹시 영양결핍이 아닌가 추정을 할 수 있죠.]

궁핍한 환경 속에서도 세 자매 모두 우편물 봉투와 폐지를 공책 삼아 공부해 고교와 중학 검정고시에 합격한 상태입니다.

둘째와 셋째는 병원에 입원했고 첫째는 이들을 발견한 목사 부부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경찰은 세 자매를 방치한 혐의로 친아버지와 내연녀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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