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사립 대학이 학생 등록금으로 부동산 펀드에 투자했다가 100억 원이나 손실을 입었습니다. 명백한 불법행위지만 해당 학교는 관행을 운운했고 그 사이 등록금을 또 올렸습니다.
한세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BS가 단독 입수한 아주 대학 회계 문건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교비' 1,479억 원을 해외 부동산 펀드와 선물에 투자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모두 고위험 펀드로 확인된 것만 77개, 평가 손실액은 94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회계 장부에는 은행예금으로 돼 있습니다.
장부 조작입니다.
교비는 대부분이 학생 등록금으로, 교육과 연구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학교를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다른 대학도 다 하는 관행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대답합니다.
[아주대 관계자 : '너희 대학도 펀드 들었어?' 매번 그 얘기 했던거 아닙니까. 그때 당시에 모든 대학이.]
해명을 요구한 학생들에겐 정학 처분까지 내렸습니다.
[징계 처분 학생 :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 이렇게 얘기했어요.' 오히려 총장님이나 학교 측에서는 '너희 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느냐?' 정식으로 3주 징계가 들어온 거죠.]
교과부의 조치는 더 황당합니다.
감사를 벌여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도, 형사고발 대신 재발방지 대책만 권고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 잘못한 건 맞는데, 나쁜 뜻은 없었고 (교비를) 내 주머니에 넣은 게 아니라고(봤어요.)]
대학이 100억 원 가까이 손실을 보는 사이 등록금은 27%나 인상됐습니다.
[독고윤/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 무책임하게 학생들의 손실 입히는 행위는 중대한 책임을 져야될 사안이라고 봅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재단의 교비 횡령으로 실정법 위반이 명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유명 사립대학 서너 곳도 비슷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김태운, 영상편집 : 김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