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휴대전화가 잘 터지도록 아파트마다 설치된 중계기가 주민들로부터 기피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전자파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 때문인데, 통신사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조윤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옥상.
통신신호를 수신하고 증폭하는 휴대전화 기지국, 이른바 중계기로 불리는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유해전자파 측정기로 이동전화 중계기의 전자파를 직접 측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게 확인됩니다.
입주민들은 이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며, 투표를 실시해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 머리가 아픈데 어느 날 갑자기 거실에서 보니까 저게(중계기) 보이더라고요, 인터넷에 전자파와 관련된 자료가 쭉 있으니까….]
앞서 지난달 말엔, 중구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 주민들 요구로 옥상 중계기가 처음으로 철거되는 등 관련 민원이 통신사와 전파 관리소에 빗발치고 있습니다.
중계기의 경우 다른 전자기기와는 달리 24시간 노출돼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불안감이, 통화품질을 떨어뜨리고 국제기준치를 밑돌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보다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겁니다.
[통신사 관계자 : 실제로 중앙관리전파소에서 측정하면 그런데 (낮은데) 혐오 시설이다 보니까 모르고 있으면 괜찮은데 알면 또….]
학계에서 조차 전자파의 유해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 고객들의 요청으로 우후죽순 들어섰던 중계기가 이젠 기피 시설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