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분 경제, 정호선 기자와 함께합니다.
정 기자, 불황 때문에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걸 카드 사용액으로 딱 알 수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식통계가 8월이 나왔는데, 8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름값이 올라도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기름의 비탄력적 특징도 장기 침체 국면에서는 맥없이 무너졌고, 외식, 여행, 여가 지출도 줄이면서 개별 가계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8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28조 5400억 원 정도입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7%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는 역대 최저치입니다.
올 들어 1∼7월까지는 7~13%씩 꾸준히 증가했는데, 한 달 새 증가율이 1/5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은 경기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을 반영한 것이겠습니다.
카드사용액 가운데 11% 정도에 해당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비도 3조 2000억 원, 그러니까 2% 늘어나는데 그쳐서 역시 역대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주유비는 아예 절대 사용액 자체가 2.4% 줄어들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고유가에도 주유비 지출은 별로 줄지 않는다는 그간의 공식이 깨진 겁니다.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앵커>
또 어려운 분들이, 중소기업하시는 분들인데 이게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또 많이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기관들은 채권단으로서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해 더 이상 자력으로 살아남기 어려우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으로 넘기는데, 그 기업의 수가 전년 대비 26% 정도 늘어났습니다.
<앵커>
이게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것처럼 야박하게 보일 수도 있고, 그렇다고 마냥 돈을 대줄 수도 없는 것이고 참 어렵겠습니다. 어떻게 봐야 될지요?
<기자>
양측면이 다 있습니다.
그래서 위기 때 금융당국은 한계 중소기업이 늘지 않도록 미리 금융지원책 등을 마련하곤 하는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피해가기 어려워보입니다.
특히 영세 중소기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1356개 중소기업 가운데 올해 구조조정 대상이 97개가 됐습니다.
지난해보다 26%나 증가했는데 45개는 워크아웃, 52개는 법정관리입니다.
제조업이 가장 많고,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업, 건설업도 두 배나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중소기업의 처한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간단히 요약해 봤는데, 보시는 것처럼 매출액 증가율은 주저앉았고, 이자보상배율은 떨어지고 부채비율은 오르는 추세를 극명하게 보실 수가 있습니다.
매출은 시원찮은데 채무는 늘어나서 빚 갚을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동반성장이라든지, 상생을 부르짖어 왔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의 역동성과 경쟁력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그만큼 균형잡힌 기업생태계 조성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
김장철 앞두고 배추값이 크게 오르다보니 포장김치 판매가 급증하고, 절인 배추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습니다.
김장 대신 필요할 때마다 김치를 사먹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김중복/김치제조공장 공장장 : 최근 들어서 배추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찾는 물량이 많아서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야간작업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입니다.]
보시는 장면은 포장김치 제조공장입니다..
배추 속을 일일이 근로자들이 손으로 넣고 있죠.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거의 매일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통상 포장김치는 휴가철이 끼어있는 7~9월에 많이 팔리는데, 올해는 김장철인데도 포장김치 매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배추, 무 값이 뛰어서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형마트마다 포장김치 판매가 이달 들어 50%~90%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절인 배추도 지난해보다 5~6배씩 많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올해 김장하겠다는 응답은 52%로 지난해보다 줄어들었고, 담그는 양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김장문화가 여러 모로 바뀌는 그런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