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길을 가다 보면 이렇게 한 집 건너 한 집이라고 할 정도로 커피 전문점이 많죠, 커피 매장이 이렇게 포화상태에 이르자 일부 대기업이 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습니다.
중소 업체들이 자리를 잡고 단골을 확보해 놓은 이른바 목 좋은 매장들을 사들이는데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사실상 매장 뺏기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권영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의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좋은 자리에 단골을 확보해 연 매출 10억 원 넘는 알짜 매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자 대기업 소속 커피전문점이 솔깃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매장을 바꾸면 인테리어비와 공사 기간 손실 5억 원을 보전해 주겠단 겁니다.
[김 모 씨/커피전문점 매장 사장 : 대기업 프랜차이즈 회사가 인테리어 설비를 다해주고 또 섭섭하지 않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흔들리기도 했었어요.]
설득 작업은 6개월 동안 지속됐고, 거액의 웃돈까지 제시했습니다.
[백지수표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그렇게까지 이야기하기도 했었어요.]
대기업이 집적대는 곳은 여기만이 아닙니다.
이미 열 곳 이상 매장이 이 대기업 프랜차이즈로 넘어갔고,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매장만 30여 곳에 달했습니다.
대기업이 자금력을 앞세워 장사가 잘되는 기존 매장을 빼앗는 행태는 이미 2~3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만큼 커피 전문점 시장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백남국/할리스 개발팀장 : 뾰족한 대응방법은 없습니다. 워낙 물량 공세가 크고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 정도의 큰 지원들을 하기 때문에….]
해당 대기업은 가맹점 유치 경쟁이 심한 건 사실이지만 웃돈까지 줘가며 매장을 뺏는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대기업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 : 우리는 더 줄 테니까 거기 하지 말고 우리하고 계약하자는 식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김재경/새누리당 의원 : 대기업 딸들의 빵집 장악에 대한 사회적 비난 문제가 높았는데,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그야말로 상도의적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비난받아 마땅할 걸로 보입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 대신 장사 잘되는 매장을 돈으로 싹쓸이하려는 대기업의 구태.
왜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는지 이해가 되는 현장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