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수양딸이 100억 대 사기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탈북자를 돕는 사업이라며 투자금을 받은 것인데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현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15년 전 수양딸로 입적한 김 모 여인.
김 씨는 황 전 비서의 강좌를 들었던 사회지도층 인사나 재력가들에게 3년 전부터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피해 투자자 : 황장엽 선생님 때문에 믿음이 더 갔고, 그 분 때문에 신뢰를 갖고 투자를 하게 된 거죠.]
김 씨는 용산 미군기지 내 고철 처리와 매점 운영 등 각종 용역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탈북자를 돕는 차원에서 미군이 기지 내 100여 개에 달하는 수익 사업을 모두 자신에게 맡겼다는 얘기였습니다.
[김 모 씨/피의자(대화녹취 내용) : 어른(故황장엽)이 돌아가신 다음에 인터넷에 들어가기만 하면 내가 떠 있어요. 정말 탈북자 관련인이 했는가, 본토(미국)에서 조사가 들어왔어요. 난 더 확신이 드는 거예요. 온전히 내 손에 갖다 넣어주는구나.]
이 말을 믿고 몇몇 재력가가 김 씨 아들 회사와 계약을 맺고 거액을 투자했지만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3명, 피해액은 32억에 이릅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투자자 7~8명이 100억 대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투자 피해자 : 황장엽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국정원에서도 이 내용, 미 8군에서 용역 준 사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에 이런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계속 그러면서 차일피일 계속 미뤄왔던 거죠.]
미 8군 중장의 비서라는 중년의 한국 여성까지 등장해 사업을 보증했지만, 미 육군 범죄수사대 조사 결과 미군 부대에서 일한 적도 없는 여성으로 드러났습니다.
[투자 피해자 : 미8군이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에 저희가 알아볼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다 의존을 했고, 다 믿으면서 지낼 수 밖에 없었죠.]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하고 미군 중장의 비서 역할을 한 중년 여성을 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이원식,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