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 피해가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지역의 농산물을 먹고 이상 증세를 느끼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TBC 양병운 기자입니다.
<기자>
불산 누출 현장에서 1km 남짓 떨어진 대추밭, 김차란 할머니는 사고 사흘 후인 추석날 자신의 밭인 이곳에 들러 대추 4개를 따먹고 큰 일 나는 줄 알았습니다.
[김차란/구미시 인의동 : 대추 먹을 때는 혓바닥이 따가웠고, 메스껍고 머리 아픈 거는 그때는 괜찮았는데 그 이튿날 되니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이 마을에선 추석 음식까지 직접 가꾼 농작물로 만드는 등 불산 가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농산물을 먹은 주민이 한 둘이 아닙니다.
[박성관/구미시 산동면 : 홍시를 세 개 정도 따먹었습니다. 혀끝이 말리고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게….]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사다 음식을 만들어 마을회관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민들의 불신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구미시는 외지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구미시는 사고가 난 후 닷새 동안이나 농산물 섭취나 판매 등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알려준 게 없습니다.
[구미시 관계자 : 판매나 (섭취)금지 조치는 우리가 공문상으로 없고 내부적으로 유통이나 이런 게 아직 확실한 검증기관에서 판단 내려온 게 없기 때문에….]
농산물을 먹고 이상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에 대한 별도 조사나 역학적인 대책도 아직 없습니다.
이러는 사이 구미 농산물도매시장 거래물량이 사고 전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칠 정도로 감소하는 등 구미지역 전체 농산물에 대한 불신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