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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고 입원"…휴양림 식수원 오염 심각

<앵커>

요즘 자연휴양림이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연을 즐기는 것이다 보니 물도 지하수를 끌어올려서 쓰는데 알고 보니 이 지하수가 문제가 많았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자연휴양림입니다.

지하수를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석 달 전 수질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확인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휴양림 이용객 : 믿고 쓰는 거죠. (오염됐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어요.]

하지만 숙소에는 2년 전 적합 판정을 받았던 수질검사표가 버젓이 붙어 있습니다.

또 다른 휴양림은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역시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됐고, 심지어 비소도 나왔습니다.

식수원 주변에는 동물 배설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낡은 배수관 사이로 화장실 오수까지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쓰레기통엔 빗물덮개나 바닥막이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무심코 버린 쓰레기와 폐수 그리고 곤충을 쫓기 위해 사용한 살충제가 오염의 주범이라고 지적합니다.

[홍성구/한경대 지역자원시스템공학과 교수 : 비가 와서 지표수가 지하로 유입되는 경우에는 미생물이나 오염물질이 같이 지하수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지난 4년간 산림청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의 휴양림 36곳의 지하수 가운데 70%가 마시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출된 물질 중에는 비소와 함께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물질인 사염화탄소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휴양림 이용객 환자 : (가져간) 생수가 떨어져서 휴양림에서 물을 마셨어요. 다녀와서 배 아프고, 머리 아프고, 설사했어요. 병원에 이틀 동안 입원했어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수질 검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년 간격으로 수질을 검사하다 보니,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윤명희/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의원 : 지하수는 땅속에 있어서 한 번 오염되면 정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검사 주기를 줄이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지난해 전국 각지의 휴양림을 찾은 사람은 286만 명이나 됩니다.

대부분 휴양림 내 식수원인 지하수를 이용하는 만큼 철저한 수질 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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