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태풍은 부푼 꿈을 안고 귀농했던 초보 농부에게 더 가혹했습니다. 대출을 받아 농사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려 있다가 또 시련이 찾아 온겁니다.
KBC 정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1년 차 초보 농부 최정진 씨가 시름에 잠겼습니다.
잇따른 태풍으로 올해 포도농사를 망치게 됐기 때문입니다.
[최정진/포도 재배 : 비 온다음에 날씨가 화창해지면 터진다고 하더라고요. 터지면 자연스럽게 이게 쏟아지는 거고 그러면 수확을 못한다고 봐야죠.]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최 씨는 농민들의 애환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지난봄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이 밭에서 난 수익으로는 사회단체 경험을 토대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강풍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이 포도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태풍으로 비닐이 찢어지면서 아직 익지도 않은 포도는 이렇게 비를 맞아 버렸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덴빈이 폭우를 몰고 오면서 포도가 완전히 상품가치를 잃게 됐습니다.
하늘이 원망스럽게도 최 씨가 꿈꿨던 계획들도 모두 물거품이 됐고 이제는 농사를 시작하면서 빌렸던 돈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됐습니다.
[처음 귀농해서 실제 들어간 돈이 3000만 원이 넘는데 거의 거기에 대한 이자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죠.]
귀농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했던 한 청년.
부푼 가슴을 안고 시작된 그의 두 번째 인생은 잇따른 태풍으로 큰 시련을 맞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