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검사로 우울증을 진단할 길이 열렸습니다. 우울증 환자의 피를 검사해 봤더니 유난히 특정 성분의 단백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한해 우리나라에서 학대를 받은 아동은 6000여 명.
어릴 때 큰 충격을 받으면 어른이 된 후 난치성 우울증에 빠질 위험이 10배 높아진다는 게 지금까지의 학계 연구결과입니다.
[우울증 환자/36세, 초등학교 2학년 때 충격 경험 : 지금도 화목한 가정들을 보면 자신감이 많이 없어지죠.
내가 과연 저런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과거처럼 불행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왜 그런지 의학적 근거는 입증되지 못했습니다.
삼성 서울병원이 어릴 적 충격 경험을 가진 난치성 우울증 환자의 혈액을 검사해봤습니다.
그 결과 뇌에서 만들어진 '신경 영양인자'라는 단백질의 혈액 내 농도가 일반인보다 적었습니다.
'신경 영양인자'는 뇌의 고른 발달을 유도하고 손상된 신경을 복구하는 단백질입니다.
어릴 때 충격을 받으면 이 단백질이 혈소판에 갇혀서 혈액 내 농도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전홍진/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혈소판 내에 있는 신경회복물질이 밖으로 나오는 경로를 파악해서 그걸 치료제로 이용한다면 향후 난치성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신경영양인자 같은 혈액 내 성분 측정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는 평가입니다.
내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지 혹은 우울증 치료가 잘 되고 있는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방법을 의료계는 활발히 연구 중에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