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화재급 작품이 가득한 간송미술관은 1년에 단 두 번만 전시회를 엽니다.
올 봄에도 어김없이 관람객들이 하루에도 수천 명씩 몰리고 있다는데요. 권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조선 후기 서민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혜원 신윤복의 인물 풍속도, 인왕산과 금강산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 그린 겸재 정선의 산수화, 교과서에서나 보던 그림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미술관 설립자 간송 전형필 선생의 50주기 추모전을 겸해 올해는 특별히 진경시대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간송미술관은 봄과 가을, 일 년에 딱 두 번, 보름 정도씩만 문화재급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그렇다 보니 전시회 때마다 평일에는 3000~4000명, 주말에는 1만 명이 넘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오창훈/서울 잠실동 : 전공자라고 해도 제가 아는 부분만 알지, 이런 것을 구경할 수 있는 건 참 행복이죠. 지상낙원 따로 없습니다.]
당시 10만 석, 요즘 가치로 따지면 100억 대 부자였던 간송 선생은 20대였던 1920년대부터 재산을 털어 조선의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완수/간송미술관 연구실장 : 간송이 문화재를 수집하시는 것은 '그 문화재를 통해서 언젠가는 문예 부흥을 하라. 우리 문화를 다시 부흥시켜라.' 하는 의도로 수집을 하셨거든요.]
그렇게 평생 모은 작품은 모두 5000여 점.
이 가운데 훈민정음 해례본 등 12점은 국보로, 10점은 보물로 지정됐습니다.
사설 미술관이지만 소장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버금가는 정도라고 평가받는 간송미술관.
입장을 위해 오랜 시간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관람객들의 모습에서 우리 문화재 보호와 예술 사랑이라는 간송 선생의 뜻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