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구청에서 기능직 공무원 뽑았는데 4명 중 3명이 구청 간부와 구의원의 친인척이었습니다. 구청 측은 놀라운 우연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도봉구청에서는 기능직 10급 공무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4명을 선발하는데 16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렸습니다.
4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필기 없이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추가 선발된 국가 유공자 1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최종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유공자를 제외한 합격자 4명 가운데, 3명이 구청 간부 친인척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봉구청 모 과장의 딸, 모 팀장의 조카, 도봉구의원 조카가 합격했습니다.
구청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습니다.
[오태근/서울 도봉구청 인사팀장 : 다 채용 이후에 그걸 알았지 사전에 비리가 있다거나 좋지 않은 사례로 해서 채용이 된 것은 아닙니다.]
모든 기능직 10급 제도가 폐지됐고, 이들 모두가 오는 23일 9급으로 자동 승진하게 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10급 기능직 공무원은 그동안 별다른 채용 기준 없이 대부분 면접을 통해 선발됐습니다.
[정용천/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변인 : 기능직은 시험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가장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수험생들은 우연으로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이호상/공무원 준비생 : 그런 소리 들으면 매우 허탈하죠. 평생을 직장을 잡으려고 공부를 하는데 그런 틈새로 들어가게 되면은 약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죠.]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자신이 보기에도 채용 비리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며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