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바라크 퇴진 이후 첫 대선을 3주 앞둔 이집트에서 또다시 유혈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선 TV 토론이 취소되는 등 선거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윤창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현지 시간 어제(2일) 새벽 이집트 카이로의 국방부 청사 앞에서 농성 중이던 시위대 수백 명이 무장괴한들에게 습격당했습니다.
곤봉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면서, 1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습 시위대 대부분은 모친의 이중국적 문제로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이슬람 근본주의자 이스마일의 지지자들로, 군부 즉각 퇴진과 이스마일의 대선 출마 자격 회복을 주장하며 농성을 벌여왔습니다.
시위대를 공격한 무장괴한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르 무사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군부가 유혈사태를 방치했다며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아무르 무사/이집트 대선 후보 :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 것을 군과 과도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선거를 3주 앞두고 벌어진 유혈사태로 내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 TV 토론도 전격 취소되는 등 무바라크 축출 이후 첫 대통령 선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과도정부를 장악한 군부가 선거 연기와 집권 연장을 노리고 폭력사태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