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30일 거액의 장학금을 내 놨다.
경남 통영에 살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5) 할머니는 이날 통영여자고등학교 교장실에서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학기금 2000만 원을 전달했다.
김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정의를 세우자는 의미에서 기금 명칭을 '정의장학회'로, 용도는 '정의장학금'으로 정했다.
이 돈은 김 할머니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활안전지원금과 생활비 등을 아껴 모은 것이어서 감동을 줬다.
통영여고에 기금을 전달한 것은 김 할머니가 지난 3년간 이 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 데 보답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 동아리 '한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 소속 학생들은 주말마다 할머니의 말벗이 되거나 청소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김 할머니는 "주말마다 집을 찾아와 정과 사랑을 보여 준 학생들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장학기금을 내놓기로 했다"며 "적은 돈이지만 학업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김 할머니가 전달한 2000만 원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아 장학금을 줄 계획이다.
통영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18살 되던 1937년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일본군의 말에 속아 부산을 거쳐 필리핀과 중국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 직전 일본 군함을 타고 일본에 도착, 부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김 할머니는 위안부 진상 규명활동을 벌이고 있다.
(통영=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