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영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심리검사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학교는 미리 막지 못했습니다. 한 반에 담임을 두 명 두겠다는 대책도, 실태 조사도 모두 겉돌고 있습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초·중·고교 학생 559만 명을 상대로 실시한 학교폭력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설문 회수율은 25% 심지어 단 한 명도 응답하지 않은 학교가 143곳이나 됐습니다.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학교 2학년 : 솔직히 다 안 적었죠. 적어서 일이 커질까 봐….]
[고등학교 1학년 : 그런걸 적어도 별로 소용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폭력) 없다고 X표 한 다음에 그냥 냈죠.]
두 달전 정부가 내놓은 핵심 대책중 하나가 복수 담임제였지만 이 또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A중학교 2학년 : (담임선생님 두 분이라는 얘기 들어본 적 있어요?) 아니요. 못 들어봤는데요, 그런 얘기.]
B중학교 2학년 : (담임선생님이 두 분이세요?) 네, 그런데 한 분은 실질적으로 (교실에) 오시지 않는데….]
복수담임으로 교사 이름만 올려놓은 학교가 상당수라는 지적입니다.
[00중학교 교사 : (교사)인원이 안 나오니까 부장교사를 거기에 다 집어넣은 거예요. 아이들은 담임이 둘이라는 게 전혀 실감이 안 날 거예요.]
지난 16일 경북 영주에서 자살한 중학생 이모 군도 학교 심리검사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학교측의 누구도 자살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학교와 교사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학교 폭력 근절대책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