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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만 태우는 공항 노선버스, 도착한 곳은…

인천공항 노선버스, 승무원 전용 셔틀로 둔갑

<앵커>

서울 도심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공항 노선버스 가운데 일반 승객이 아닌 특정 승객만 골라 태우고 운행하는
노선버스가 있습니다. 무늬만 노선버스지 실상은 전용 셔틀버스로 불법 운영되는 겁니다.

몇 년 동안 아무런 제지 없이 운영되고 있는데, 조기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공항의 승무원 전용 셔틀버스 정류장.

그런데 승무원 전용이 아닌 일반 노선버스가 들어옵니다.

하나 둘씩 올라타는 승객들.

모두 특정 외국 항공사 승무원들입니다.

함께 올라 타봤습니다.

[(기사님, 청담동! 청담동 (가죠?)) 아, 이 버스는 안 가요. 저기 11번 정류장에서 타야 해요. (이거 청담동 간다고 써 있는데요?) 아니예요. 이거 콜버스예요. 내리세요.]

분명 경유지를 붙여놓은 노선버스인데, 왜 일반 승객을 태우지 않는 걸까?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쫓아갔습니다.

노선대로라면 올림픽대로 잠실 방향으로 계속 직진해야 하는데 갑자기 노선을 벗어나서 우회전을 하더니, 서초구에 있는 한 호텔에 도착해 승무원들을 내려줍니다.

같은 버스회사의 또 다른 노선버스.

갑자기 방향을 바꿔 또 그 호텔로 달려갑니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항공사 승무원만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일반 노선버스가 승무원 전용버스로 둔갑한 겁니다.

정거장에 서지도 않고 승객을 태우지 않으니, 일반 승객이 기다리는 시간은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D 버스회사 기사 : 운행 중간에 호텔로 버스를 빼게 되면 그만큼 배차 간격은 늘어나고, 그렇다면 승객은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고, (기사들은)빨리 움직이고 빨리 가야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유는 버스회사와 호텔 사이의 전용버스 계약 때문입니다.

호텔은 승무원 숙박을 유치하기 위해 월 700만 원의 전용버스 요금을 버스회사에 지급하는데, 회사가 노선버스를 투입해 고정수입을 올리는 겁니다.

현행법상 노선버스를 불법 전용하면 운수업 면허가 취소될 수 있지만 버스회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D 버스회사 관계자 : 예비차량을 활용해서 승무원을 태우는 게 맞는 거죠. 그런데 편법적으로 기존 다른 차량을 빼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확인하시고 오신 거 아니예요?]

시 당국은 전혀 몰랐다고 발뺌합니다.

[서울시청 버스관리과 관계자 : 물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인데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제대로 하는지 안 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조금 어렵습니다.]

해당 버스회사는 지난 2년 동안 경기도와 서울시로부터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150억 원을 받았습니다.

시민을 위한 노선버스를 운행하는 조건으로 거액의 보조금을 받아 챙기면서 뒤로는 차를 빼돌려 과외수입을 올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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