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들이 등록금 내리는 시늉만 하고 있습니다. 연세대는 등록금 2% 내리고 장학금 축소하려다 반발에 부딪혔고, 한양대는 수업일수를 줄여버렸습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등록금을 2.3% 내린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 다니는 허새미 씨는 이번 학기에 성적 우수 장학생으로 뽑힌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장학금 발표 하루 만에 느닷없이 장학금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등록금을 인하해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허새미/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3학년 : 장학금을 좀 받으면 대출을 안 받아도 되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또 이번 학기에도 대출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좀 많이 어렵거든요.]
허 씨 처럼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박탈당한 학생은 같은 학부에 10명이나 됩니다.
대학 측은 성적우수자 대신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렸을 뿐 장학금 총액은 오히려 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삼열/연세대 총학생회장 : 정작 장학금 수혜 당사자인 학생들은 그 기준이 바뀌었다는 걸 몰랐던 것이고. 그때의 또 박탈감을 이러한 학교가 좀 해결해 줄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학교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성적 장학금을 예정대로 지급하겠다고 슬그머니 물러섰습니다.
등록금을 2% 내린 한양대는 대신 한 학기 수업일수를 16주에서 1주일 줄여 논란입니다.
학생들이 적게 내는 등록금은 9만 원 정도인데 줄어든 1주일치 수업료는 27만 원입니다.
대학 측은 대신 계절학기를 늘려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상진/한양대 사회대 학생회장 : 엄연히 정규학기가 존재하는데 계절학기를 강화하기 위해서 정규학기를 축소한다 이것도 학생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고요.]
수십 개의 교양과목을 한꺼번에 폐지한 대학도 적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대학이 그동안 쌓아 둔 적립금을 풀지 않고 수업의 질과 관련되는 비용만 줄이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