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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스크린도어 속에서 만나는 막간의 문학

<8뉴스>

<앵커>

지하철 얘기 1가지 더 있습니다. 열차 기다릴 때 스마트폰만 자꾸 바라보지 마시고 스크린 도어 한번 눈여겨 보시죠. 뜻밖에 마음에 쏙 드는 싯구절을 발견하실 수가 있습니다.

류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년을 앞둔 파출소장 이경주 씨.

요즘 5호선 천호역을 지날때마다 가슴 뿌듯함을 느낍니다.

지난해 자신이 쓴 시가 스크린도어 위에 실리며 지하철 시인으로 등단했기 때문입니다.

[이경주/파출소장/시민 시인 : 좀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왜 그러냐면 내 분신이니까. 가족들도 다 와가지고 구경하고, 다 읽어보고, 여기서 기념사진도 찍고 했죠.]

서울시가 지난해 공모한 시 경연에는 일반인 15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시트지에 인쇄해 스크린에 설치된 시는 1년 동안 역을 바꿔가면서 전시됩니다.

취업준비생이 어머니가 쥐어준 돈으로 설렁탕을 사 먹은 이야기, 등산에 나선 아내가 새소리를 들려주려 출근길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이야기까지.

[김예지/서울 봉천동 : 이런 시 같은거 잠깐 잠깐 보면은 좀 이제 무겁거나 복잡한 생각을 살짝 버리게 돼서 좋은 것 같아요.]

뜻하지 않게 좋은 시를 만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서 공유하는 등 반응도 뜨겁습니다.

최근엔 지하철시를 모은 시집까지 발간됐습니다.

[민윤식/지하철 시집 발행인 : 시가 시인이 쓰는 전유물이 아니고 시는 내가 쓸 수 있는 거고 내 생활이다. 이렇게 전달이 되니까. 더 좋은 시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루 평균 700만 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역.

지나치기 쉬운 공간 한 켠에서 막간을 이용해 만나는 시 한편이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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