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뱃길을 표방한 경인아라뱃길이 선상에서 벌어지는 춤판, 술판으로 운영 초기부터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에 일부 승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아라뱃길을 운영·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천~김포터미널을 왕복하는 700t급 유람선 하모니호에서는 러시아 여성 무용수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공연을 하거나 선실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져 일부 승선객의 원성을 사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관계법상 선상에서의 주류 판매나 음주가무가 가능해 법을 통한 규제는 불가능하다.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입장에서 평일 승선객 가운데 대다수인 중장년층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다.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10일 "법적 하자가 없기 때문에 퇴폐 쪽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음주가무를 규제할 방도가 없다.
다만 불편해하는 승선객이 있는 만큼 재미와 건전함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선사와 협의해 다소 선정적인 춤사위의 러시아팀 스윙댄스 공연을 최근 K-POP댄스로 바꿨다.
승선객이 무용수를 따라하며 K-POP댄스를 배워보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미국 하와이,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등 디너크루즈가 발달한 선진국의 유람선 운용 방식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내달초께 방문 견학도 계획하고 있다.
관현악 공연 무대를 갖춘 선박을 취항시켜 공연 수준을 높이거나 발렌타인데이ㆍ화이트데이 등 특별한 날 연인을 위한 이벤트 선박을 운항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승선객의 흥미를 끌면서도 격조있는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오는 5월 정식 개통 이전까지 충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하모니호를 탔다는 오 모(30)씨는 "승객 중에 어린 아이들도 있는데 어른들이 취해서 돌아다니고 춤판이 벌어지니 낯 뜨거웠다"며 "수변 공간 경관이 빼어나기만 해도 선실에서 술판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