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요즘엔 상품권 선물처럼 기프트카드가 많이 쓰입니다. 일종의 선불카드니까 상품권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많이 다릅니다.
소비자에겐 불리하고, 카드회사만 이익을 보는 기프트카드의 진실, 정명원 기자가 꼼꼼하게 짚어드립니다.
<기자>
기프트카드는 상품권과 달리 80% 이상 써도 남은 금액을 사용처에서 돌려주지 않습니다.
[(환불이 되나요?) 저희 쪽에서 기프트 카드 잔액은 환불이 안 됩니다.]
그렇다 보니 잔액을 남기지 않고 다 쓰려고 괜한 지출을 하기 십상입니다.
[커피전문점 직원 : 나중에 100원이 남더라도 다른 것이랑 해서 합쳐서 결제하셔야 해요.]
그나마 적은 돈을 쓸 수 있는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아예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형마트 직원 : 기프트 카드는 저희가 결제 승인이 안 돼요.]
[패스트 푸드점 직원 : 신용카드하고 캐쉬카드, 티머니 이 3개밖에 안됩니다.]
잔액을 찾으려면 카드사 영업점이나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ARS와 홈페이지를 통해 액면가 20% 미만의 잔액을 계좌이체 해주기도 하지만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절차도 복잡합니다.
지난 2010년 기프트카드 발행 규모는 약 2조 5천억 원, 이 가운데 해를 넘긴 미사용 잔액이 2천 900억 원으로 10%가 넘습니다.
통상 5년 유효기간이 지나면 미사용 잔액은 고스란히 카드사 수입으로 돌아갑니다.
2010년에만 이런 낙전 수입이 무려 31억 원.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건당 낙전 액수가 1만 원 이상인 게 80%나 됩니다.
금융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조남희/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당국이 상품권처럼 약관만 고쳐준다면 사용자들이 얼마든지 잔액을 편리하게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음.]
기프트 카드는 먼저 현금을 받고 파는 '선불카드'입니다.
늦게 쓸수록 카드사들은 이자수익을 챙기고, 여기에 낙전수입까지 덤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최호준,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