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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잡고 늘어지는 송년회, '한계시간' 알아보니…

<8뉴스>

<앵커>

어제 송년회 몇 시까지 하셨습니까? 시작할 땐 짧게 한다고 다짐해도 끝나는 시간은 새벽이 되기 일쑤죠? 한 설문조사 보실까요? 2차 넘겨서 끝나는 송년회가 절반을 넘었고, 3차 이상을 넘긴다는 대답도 1/3이 넘었습니다. 시간도 1/3정도만 자정 전에 끝났고요, 나머지 2/3는 자정을 넘겨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송년회, 오래만 하면 좋은 걸까요?

권영인 기자가 관찰카메라로 송년회 한계시간을 살펴봤습니다.



<기자>

술자리를 견디다 못한 한 직원이 바닥에 드러눕습니다.

곯아떨어진 동료를 깨워보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흥미를 잃은 표정이 역력합니다.

송년회를 시작한 지 얼마 만에 저렇게 됐을까?

송년회 주최 측의 동의 아래 관찰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지금 이 방에는 모두 4개의 관찰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관찰카메라를 통해 한 회사 송년회 술자리 분위기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직원 4명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자리는 구석부터 들어찹니다.

자리가 대충 채워지자 폭탄주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직원 : 폭탄주 이거 한 잔 들어가면 다들 생각이 달라지잖아.]

음식과 술이 들어오고 한해 노고를 격려하는 덕담으로 송년회 첫 잔이 건네집니다.

[직원 : 올 한해 다들 수고 많았습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위하여!]

첫 건배로 잠시 주의가 집중되는가 싶더니, 5분도 안돼 15명의 송년회 자리는 끼리끼리 세 패로 나눠집니다.

바로 옆에 앉아 있으면서도 한 시간이 넘도록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대화에 끼지 않고 휴대전화만 쳐다보는 사람도 나옵니다.

술잔이 거듭될수록 송년회는 두 명, 세 명끼리의 소규모 회식으로 더 쪼개지고 간부들의 장광설만 이어집니다.

[저기 잠깐만 다섯 명만 선택을 해서 술을 줄 건데…]

산만해진 분위기를 모아보겠다며 한 직원이 이곳 저곳에서 술잔을 돌려보지만, 연거푸 폭탄주를 4,5잔을 마시더니 털썩 이펙트 이내 쓰러지고 맙니다.

[곽금주/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이런 경우에 즐겁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책임감을 느껴서 그렇게 합니다. 송년회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내가 어떤 역할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리를 비우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가고 바쁘게 돌던 술잔과 웃음띤 대화가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 쓰러지고 곯아 떨어집니다.

송년회가 시작된 지 정확히 59분, 참석자들의 집중력은 바닥을 드러냅니다.

[김수정/직원 : 아 이게 한 시간이라고요? 누가 알아볼까 무서운데요.]

한없이 길어지는 송년회 술자리.

직장인의 70%는 술과 함께 늘어지는 송년회 문화가 바뀌기를 바란다고 응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김원배, 영상편집 : 채철호, VJ : 이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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