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받는데 평생을 바쳤던 박병선 박사가 오늘(23일) 새벽 프랑스에서 타계했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를 140여 년 만에 돌려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박병선 박사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7시쯤 파리의 한 병원에서 여든 세살을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지난해 직장암 수술을 받았던 고 박병선 박사는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올해 두 차례나 추가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난 6월 외규장각 귀환 환영행사 때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결국 병마를 떨치지는 못했습니다.
[故 박병선 박사/지난 6월 : 제발 간곡히 부탁하는 데 이 의궤가 다시 프랑스에 가지 않고 한국에 영원히 남도록 노력해주시기 부탁 올립니다.]
주 프랑스 대사관 측은 일단 파리 한국 문화원에 고인의 빈소를 차린 뒤 유족과 장례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고인이 프랑스로 귀화했지만, 국가적 공로가 큰 점을 인정해 국립 묘지에 안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병선 박사는 지난 1979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면서 외규장각 도서의 존재를 확인하고 반환에 앞장서, 국민훈장인 모란장을 받았습니다.
앞서 1972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의 존재를 가장 처음 발견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