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내일(9일)은 '한글날'입니다. 매년 이맘때나 되어야 우린 한글에 관심을 가지는데, 한국인보다 한글을 더 사랑하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일본인이 있습니다.
'한글 전도사' 노마 히데키 교수를 장선이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노마 히데키 일본 국제교양대 객원교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촉망받는 미술학도였지만 한글의 매력에 빠져 30년간 한글 연구에 몰두해 왔습니다.
한글에 대해 묻자 '지적 혁명'이라고 한마디로 규정합니다.
15세기 당시 소리에서 문자를 만드는 발상은 '뜻이 곧 문자'였던 한자 문화의 뿌리를 뒤흔드는 혁명이었다는 겁니다.
[노마 히데키/한글학자 : 1천 년 이상 한자학문의 세계였는데, 한글을 만듦으로써 모든 고유어가 인식의 세계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죠. 그러니까 완전히 세계관도 바뀌고 모든 정체가 바뀌는 것이죠.]
미술가이기도 한 노마 교수는 훈민정음 글자체에 대해서도 색다른 평가를 합니다.
붓으로 쓰기를 거부한 형태로, 산수화 세계에 출현한 컴퓨터 그래픽 같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노마 교수가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한 '한글의 탄생'은 마이니치신문사가 주관하는 아시아태평양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어판 출간을 위해 방한한 노마 교수는 한글을 인류 문화유산이라는 보편적 객관적 시각에서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글은 우수하다' 주장하면 외국에서 보면 자기네 세계를 자랑하는 것밖에 안보이잖아요. 그러면 진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에요. 보편적인 기준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 일본학자의 한글 사랑은 정작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한글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