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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꾼다고 '청주모텔촌'이 호텔 되나

간판 바꾼다고 '청주모텔촌'이 호텔 되나
충북도와 청주시가 도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많은 돈을 들여 청주 '가로숫길' 인근 유흥가의 모텔 간판을 호텔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충북도와 청주시에 따르면 빠르면 10월부터 도 예산 4천만원과 시 예산 6천만원을 들여 가로숫길(흥덕구 가경동과 비하동) 인근 모텔 10곳의 간판을 호텔로 바꾸기로 했다.

이 일대에는 '러브호텔'로 불리는 모텔이 20개가량 있지만 도와 시는 예산 문제 등으로 사업 대상 규모를 10곳으로 정했다.

시는 그동안 업주들과 두 차례 간담회를 열었으며 사업 대상 업소가 확정되는 대로 간판 디자인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도와 시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청주를 방문하는 이들이 가로숫길 인근 모텔 간판을 보고 갖는 청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김낙주 충북도 위생관리팀장은 "지난해 이시종 지사와 지역 언론사 사장단 간의 간담회 때 '가로숫길의 이미지를 살리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심모(42·회사원)씨는 "간판만 바꾼다고 모텔이 호텔이 되나"라고 반문하고 나서 "도와 시가 혈세로 개인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의 간판을 교체함으로써 도시 이미지를 살리겠다는 발상은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자 예산 낭비 사례"라고 비판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 일대 옥외 광고물의 모양과 크기 등이 제각각이고 색상도 강렬해 정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며 "간판이 정비되면 미관도 살아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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