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와 집중 호우가 이어지며 '여름의 불청객' 모기가 예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늦더위가 시작되면서 모기가 늘어나고, 수해 지역에서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 작업이 한창입니다.
골목골목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이뤄지는 연막 방역 작업.
수 십 년째 계속되고 있는 대표적인 방역 활동이지만 왠일인지 연막차가 지나가도 모기는 죽지 않습니다.
연막 방역은 살충제가 첨가 된 경유나 등유를 연소시킬 때 발생되는 하얀 연기를 통해 모기 성충을 죽이는 방식이지만 효율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해 질 무렵 연막 소독을 하면 살충제가 광분해 돼 효과를 보기 어렵고, 수시로 부는 바람은 소독 연기를 하늘로 날려 버립니다.
뿐만 아니라 연막 방역의 유해성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흰 연기 속에는 경유가 녹아 있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살충제에는 유럽에서는 사용이 전면 금지된 독성물질 페머트린 등 유해 물질이 가득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선진국들은 모기 성충을 잡는 연막 방역 대신 유충 구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효과도 없고 해로운 연막 방역이 왜 계속되고 있는 걸까?
방역 담당 일선 공무원들은 연막소독이야말로 전시 행정의 표상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가시적 효과로 주민들의 민원을 차단하고 지역 정치인의 입김까지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성충 방제보다는 유충 방제, 특히 송사리와 같은 모기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적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장 21>은 수십 년간 답습하고 있는 우리 방역체계의 숨겨진 문제점을 파헤치고,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역 방법을 제시해 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