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에서 몰래 들여온 붉은 여우가 알고보니 국내에선 멸종된 토종 여우였습니다. 사냥꾼 피해 연해주로 도망간 여우 후손인 겁니다.
김형주 기자입니다.
<기자>
뾰족한 주둥이에 풍성한 잿빛 꼬리, 붉은색이 선명한 몸통.
지난 달 경기도의 한 개 사육농장 주인이 환경부에 기증한 붉은여우입니다.
지난 2006년 러시아에서 몰래 들여온 여우를 축사에서 교배시켜 얻은 후손들로 암컷 1마리와 수컷 3마리입니다.
[농장 주인 : 조금만 뭐하면 (새끼를) 죽여버려. 새끼를 다 버려 버린다니까요. 다섯 마리 낳았는데, 네 마리 살린 거예요.]
환경부가 이 여우들을 기증받아 유전자를 분석해 보니 70년대초 국내에서 사라진 토종 붉은여우와 완벽하게 일치했습니다.
과거 사냥꾼들을 피해 러시아와 중국쪽으로 서식지를 옮긴 토종여우가 고향으로 밀수입 돼 돌아온 셈입니다.
[신남식/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 살던 여우가 여러 세대에 걸쳐 가지고 이러한 먹이나 환경의 영향에 따라서 만주나 연해주 쪽으로 이주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붉은 여우들은 앞으로 정밀 건강검진을 거친 뒤, 종 복원을 위한 본격적인 번식과정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정부는 자연번식이 극히 어려운 토종여우를 4마리나 번식시킨 농장주인의 노하우도 복원 작업에 참고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