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여성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는?

[취재파일] 여성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는?

"여성이 살아가기에 가장 힘든 나라" 하면 어떤 나라가 떠오르십니까? 영국의 로이터 재단이 세계 여성인권 운동가 213명을 대상으로 이런 설문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위의 불명예는 탈레반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꼽혔습니다. 아프간은 가정 폭력과 경제적 차별, 여아 살해율, 문화 종교 요인 등 평가 기준 거의 모든 면에서 단연 최악을 기록하며 종합 1위에 올랐습니다.

아프간 여아 10%는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과 열악한 의료 사정 탓에 태어나자 마자 사망하고, 전체 여성의 87%는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해 문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70~80%의 여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가 정해준 짝과 강제 결혼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등교길의 여학생들에게 염산을 뿌리는 미치광이들이 남아 있을 정도이니 이 나라에서는 여성으로 태어난 게 가히 저주라 할 만 하지 않을까요?

2위에는 중앙아프리카의 콩고 민주공화국이 선정됐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5년 동안 이어진 내전으로 540만 명이 숨진 콩고에서는 적대 부족 여성들을 겨냥한 강간이 만연해 여성 1,150명이 매일, 연간으로는 무려 42만 명이 강간을 당하고 있는 기막힌 상황입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여성에게 위험한 나라로는 이른바 '명예 살인'이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꼽혔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딸이나 여자 형제가 집안의 허락 없이 이성교제를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살해를 하는 명예 살인이 매년 천 건 이상 발생하고 있고, 90%에 이르는 여성이 가정 폭력에 시달릴 만큼 여성의 인권이 바닥인 상태입니다.

4위에 오른 인도에서는 인신 매매가 여성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해마다 50만 명 이상의 여성, 그 중에서도 특히 소녀들이 어느날 갑자기 납치 당해 성노예로 전락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혼 풍습도 여전해 여성의 절반 가량이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이자 해적으로 악명 높은 아프리카의 소말리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여아 할례율 탓에 최악의 여성 인권국 Top 5의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소말리아에서는 아직도 무려 95%의 여성이 4살에서 11살 사이에 성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잘라내는 할례 풍습에 희생되고 있고, 단지 9%의 여아만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태어날 뿐 나머지 대부분은 최소한의 의료 시설도 갖추지 못한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세상에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위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여성에게 아직도 운전을 허용하지 않고 온 몸과 얼굴도 모자라 눈조차 가리게 강요하는 사우디 아라비아도 여권 억압 면에서는 이들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입니다.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이들 나라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아직도 취업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고 성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외모지상주의의 폐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대한민국의 여성인권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자랑할 만 할까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