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비'라는 족제비과에 속하는 동물이 있습니다. 2~3kg의 고양이만한 몸집에 나무 타기에 능하고 성질도 난폭해 옛부터 호랑이도 무리지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해서 용맹함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담비가 요즘은 흔치 않은 멸종위기종 2급 동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왜일까요?
<'담비' 남획과 서식지 감소로 멸종위기>
담비는 현재 백두대간 일대 숲이 우거진 지역에 수백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워낙 이 동물에 대해 연구된 것이 없어 어디에 얼마나 분포하는지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의하면 담비는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60제곱킬로미터의 활동범위를 갖고 있습니다. 반달가슴곰과도 활동범위가 비슷합니다. 같은 크기의 너구리나 오소리, 삵의 활동범위보다 수십배 가량 넓은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담비의 천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호랑이를 농락할 정도로 용맹한데다 나무타기에 능하고 동물성, 식물성 먹이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행동반경이 넓은 겁니다.
최근 조사 결과 담비의 배설물에서 동물성 42%, 식물성 38%, 꿀 20% 가량이 발견됐습니다. 포유류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동물성 먹이 뿐만 아니라 버찌나 다래, 감, 꿀 등 달콤한 식물성 먹이를 좋아하는 미식가라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특히 담비가 과일 등 식물성 먹이를 먹고 배설한 씨앗은 일반 씨앗보다 발아율이 높아 건강한 숲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숲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담비가 사라진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담비가 뛰놀수 있는 숲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개발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숲의 단절이 담비를 멸종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게다가 담비의 털은 모피로 활용가능해 남획으로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담비' 개체수 늘리기 위한 복원 대책 서둘러야...>
현재 반달가슴곰에 대해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에 현재까지 19마리가 자연방사돼 살고 있습니다. 담비의 경우도 지난 2009년부터 GPS 발신기 부착을 통해 생태 환경이 일부 밝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담비가 사는 곳은 매우 건강한 숲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넓고 잘 보존된 숲에만 살아가기에 담비는 자연생태계의 우수성을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담비와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나갈 수 있는 건강한 숲 생태계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담비 복원과 숲 보전 노력이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