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속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장이 복막 밖으로 튀어나오는 탈장이라는 질환이 있습니다.
처음엔 별다른 통증이 없지만 탈장된 장이 꼬이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데요, 최근 성인남성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따뜻해진 봄 날씨에 새롭게 운동계획 세운 남성들이 많습니다.
[한신웅(33세) : 겨울이 지나니까 곰처럼 살이 쪄가지고요. 올해는 등산을 다녀서 유산소 운동을 좀 하고.]
[박성식(29세) : 여름을 위해서 복근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한 운동이나 야외활동은 탈장을 부를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끔 사타구니 부분이 불룩하게 나와 이상하게 생각했다는 20대 남성입니다.
그런데 몇 달 전, 신병교육대에 입소해 훈련을 받던 중 전에 없던 심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김모 씨(23세) : 속이 메스꺼워서 토하고 아팠어요. 앉아 있으면 (불룩 나왔던 게) 들어가니까 통증이 없어져서 남은 훈련을 했어요.]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를 받고 검진을 받았는데요, 왼쪽과 달리 오른쪽 사타구니 부분이 불룩하게 보입니다.
탈장으로 수술이 급한 상황입니다.
[김모 씨(23세) : 훈련받았던 게 (탈장을) 더 악화시켰어요. 평소에 포복을 하거나 무리할 일이 없으니까 괜찮은데 훈련받을 때 조금 무리했던 것 같아요.]
탈장은 배 안의 압력이 올라가거나 복부 내장을 싸고 있는 근육인 복벽이 약해지면서 장이 복벽을 뚫고 나오는 질환인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탈장수술은 2007년 3만 4천 건으로 9년 새 2배나 늘었고 이중 80%가 남성 환자입니다.
[임정택/소화기외과 전문의 : 심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든가 아니면 운동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복근 운동을 많이해서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탈장이 잘 생깁니다. 그리고 흡연하시는 경우 흡연 자체가 조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탈장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탈장이 생기면 사타구니나 옆구리 등에 달걀만한 크기의 불룩한 덩어리가 만져지는데, 눕거나 손으로 누르면 들어가고 별다른 통증도 없습니다.
문제는 빠져나온 장이 복벽 사이에 끼어 피가 통하지 않다가 썩어버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탈장은 자연치유나 약물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합성섬유로 만든 인조그물로 복벽의 구멍을 막는 복강경 수술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임정택/소화기외과 전문의 : 상처부위가 적기 때문에 상처로 인한 통증이 적고 인조막이라는 구조물이 처음에는 아무 힘도 못 받고 그런 구조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주 딱딱해져서 탈장 구멍을 견고하게 막아줌으로 해서 치료가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복강경을 통해 배 안쪽을 관찰하자 복벽 밖으로 나온 장이 보이는데요.
장을 다시 제자리로 넣고 이곳을 인조 그물로 막아 재발하지 못하도록 튼튼하게 보강합니다.
탈장된 구멍을 직접 꿰매는 수술은 재발률이 20~30%나 되지만 인조그물 수술은 1~5%밖에 안 됩니다.
최근 몇 달간 근육을 만들고 체중감량을 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다는 30대 남성입니다.
[엄모 씨(31세) : 역기·바벨 같이 무거운 것을 많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거울을 보니까 사타구니 옆쪽으로 뭐가 불룩 튀어나왔더라고요.]
검사결과 탈장으로 진단돼 복강경 인조그물 수술을 받았는데요, 통증도 없고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했습니다.
[엄모 씨(31세) : 직장생활 하면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통증도 크게 없었고 복강경 수술을 해서 흉터가 없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탈장을 예방하려면 갑자기 복압이 올라가는 무리한 복근 운동이나 무거운 짐을 드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담배는 복부 근육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