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기의 결혼식으로 불리죠. 영국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인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앞두고 세계인들의 관심이 '21세기판 신데렐라' 케이트 미들턴에게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영국에서는 1660년 이후 350년만에 나오는 평민 출신 왕자비라는 점에서 더욱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왕자들과 결혼한 여성들 가운데 평민 출신들은 얼마나 될까요?
이와 관련한 흥미있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인 바두(www.badoo.com)가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바두닷컴은 저도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됐습니다만, 이 회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알려졌던 4개 대륙 30개 나라 왕자들의 결혼과 진지한 연애(serious romance) 107건을 분석했는데, 결과가 예상 밖이었습니다.
분석 대상 107건 가운데 왕자가 평민 여성과 결혼한 경우는 36%에 달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수치이지 않은가요? (저만 그런가!) 반면 왕족과 결혼한 경우는 26%에 그쳤고, 귀족과 결혼한 경우가 38%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유럽 국가 왕자들로만 좁혀서 보면, 평민 출신 여성에게 구애한 비율이 4분의 3에 가까운 71%나 됐습니다. 반면 왕족 여성과 결혼한 경우는 6%에 불과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자수성가한 부모를 둔 케이트 미들턴보다 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왕자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 예가 스페인의 레티시아 왕세자비라고 합니다.

<스페인 레티시아 왕세자비>
레티시아 왕세자비는 케이트 미들턴보다도 형편이 못한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태었났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평민 출신 왕자비의 대표적 예가 룩셈부루크의 테시 왕자비입니다.

<룩셈부르크 테시 왕자비>
테시 왕자비의 아버지는 타일을 까는 기술자라고 합니다. 테시 왕자비는 룩셈부르크 여군으로 복무하던 2004년, 당시 군대를 방문했던 왕자를 만났다고 합니다.
리히텐슈타인의 안젤라 왕자비로 평민 출신입니다.

<리히텐슈타인 안젤라 왕자비와 남편 맥시밀리안 왕자>
더구나 안젤라 왕자비는 파나마 출신으로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이어서, 결혼 당시 리히텐슈타인 왕가와 국민들의 반감이 심했다고 합니다. 안젤라 왕자비는 뉴욕에서 패션 디지이너로 활동하다 맥시밀리안 왕자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됐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어려움을 뚫고 결혼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평민 왕자비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사학자이자 전 런던대학 강사였던 샤운 마르콤이란 전문가가 이렇게 분석했더군요.
"오늘날 왕자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혈통을 위해 결혼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또 국제화된 현대사회에서 왕가 사람들이 과거처럼 전체 국가를 대표하던 전통도 약해졌고, 왕자들이 보통 사람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왕자들로 하여금 사랑을 선택하게끔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왕자들이 더 중산층, 평민처럼 되고, 이런 결혼이 국민의 지지를 얻게 하는 좋은 방식이 되고 있다"고 마르콤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위에서 유럽국가로만 한정했을 때, 평민 출신과 결혼한 왕자의 비율이 71%에 달했다고 했습니다만,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훨씬 적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이렇게 분석돼 있더군요. 아시아나 중동 국가 왕가들의 경우, 유럽보다 훨씬 더 전통적인 결혼 양식에 얽매여 있는 데다가, 여성들의 경우도 집 밖에서 남성들을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관심을 끄는 대목은 왕자들의 결혼 107건을 분석한 결과,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처럼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사랑을 하게 된 경우가 11건, 비율로는 10%에 달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 언론이 보도한 기사가 생각납니다. 케이트 미들턴의 어머니가 딸을 윌리엄 왕자와 만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윌리엄 왕자가 입학한 대학에 보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맞는지 틀리는지는 누가 알겠습니까만은, 왕자와 같은 대학에 다닌다고, 왕자를 만나 사랑을 하기가 쉬울까요?
결혼할 인연은 다 따로 있기 때문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