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벌들의 생명을 해치지 않고 희망자에게 분양을 해주는 색다른 모임이 있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김명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집 정원, 처마 아래, 자동차 지붕 할 것 없이 벌떼 수백 마리가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때론 사람들을 습격해 목숨을 잃게 하기도 합니다.
[리사 네 : 처음 봤을 때는 좀 징그러웠어요. 온통 하늘을 뒤 덮고 윙윙 거렸거든요.]
'벌 구조대원'인 로버타 가토 씨는 벌떼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으면 득달같이 출동합니다.
장비라곤 고무 장갑과 얼굴 보호대, 그리고 종이 상자가 전부.
벌이 놀라지 않게 주변 가지를 제거한 뒤 능숙한 솜씨로 벌집을 떼어 상자에 담습니다.
경찰이나 소방대원들과는 달리 어떤 경우든 살충제는 쓰지 않습니다.
[로버타 가토/'벌 구조대' 자원봉사자 : 화학약품을 쓸 필요가 없어요. 삶과 죽음·재생이 라는 자연 순환에 맡겨두면 됩니다.]
이 곳에서 제거된 벌집은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정원까지 안전하게 옮겨지게 됩니다.
벌을 분양받은 사람들은 함께 살면서 아이들 산교육도 시키고, 꿀을 채취하기도 합니다.
[커크 앤더슨/'벌 구조대' 창설자 : 7천만 년 전 벌이 활동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쌀과 밀만 먹었을 것입니다.]
죽어가는 벌을 살리자는 뜻에서 자원봉사자 5명으로 출발한 '벌 구조대'는 3년 새 550명으로 늘었습니다.
대규모 개발로 야생화 서식지가 크게 줄면서 벌 개체 수도 급감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인간과 벌이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할 시점이라고 이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임문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