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며칠 전 위조한 주민등록증으로 은행에서 3억 원을 빼돌린 일당이 붙잡혔었죠. 그런데 이런 위조 주민증은 너무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가, 모든 곳에서 '무사 통과'될 정도로 감쪽같다고 합니다.
위조 주민증의 심각성을 김요한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신분증 위조와 관련된 글입니다.
경찰과 공조해 연락처와 메일 주소를 보고 직접 연락해봤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듭니까, 주민등록증 하나 만드는데?) 선불로 하실 경우에는 60만 원이고요. 후불로 하실 경우에는 80만 원이요.]
신분증 위조를 의뢰한 지 하루만에 가짜 주민등록증이 배달됐습니다.
모양과 색상, 홀로그램까지 감쪽같습니다.
의뢰자의 사진에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입력시킨 겁니다.
경찰은 위조 신분증 배달 현장에서 택배기사를 붙잡았습니다.
위조 신분증은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제 택배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위조한 신분증이 얼마나 걸러지는 지 제가 직접 다니면서 한 번 사용해 보겠습니다.
먼저 경찰의 협조를 구한 뒤,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찾아가봤습니다.
[((휴대전화) 개통은 바로 되나요?) 네. 즉시 개통 가능하시고요. 3개월 안에는 해지나 정지는 안 되세요.]
불과 20여 분만에 위조 주민증에 나온 사람 명의로 휴대 전화를 개통해줍니다.
이번에는 항공기 탑승을 시도해봤습니다.
위조된 주민증으로 항공권을 발권하고,
[항공사 직원 : 부산으로 예약되셨고요., 올라가셔서 9번 게이트입니다.]
공항 검색대를 거치는 동안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습니다.
대표적 공공기관인 국회와 정부 종합청사도 위조 주민증에 속수무책입니다.
[국회 직원 : (OOO 의원실 왔는데요.) OOO 호실로 가세요.]
두 곳 모두 신원 확인 절차가 있었지만, 신분증이 위조된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행정 안전망과 금융, 통신보안 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는 위조 신분증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협조 :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영상취재 : 이재영, 신동환, VJ : 김준호, 조귀준,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