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를 피해 살아남은 사람들. 집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지만, 그래도 희망만은 잃지 않고 있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지진과 쓰나미가 집중 강타한 미야기현 센다이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임시 대피소는 오갈 데 없는 주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습니다.
저녁 식사로는 나눠주는 밥 한 공기뿐이지만 지난 사흘 동안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꼬마에겐 만찬이나 다름없습니다.
밤늦은 시각이지만, 재난대책본부도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손전등 불빛 하나 의지한 채 구호물품을 꼼꼼히 챙긴 뒤,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피난 주민들을 찾아 나섭니다.
대피소로 마련된 학교 안에선 이산가족 찾기가 한창입니다.
애타게 아내를 찾아다니는 이 남자, 사망자 명부도 보고, 교실도 샅샅이 뒤져보지만, 아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도 비슷한 처지의 이웃과 만나 서로 힘을 북돋아 줍니다.
[혼자 있어도 위험하진 않을 거예요. 당장 아내를 못 찾더라도 실망하지 말아요.]
[힘내세요.]
[힘내세요.]
폐허가 된 마을 모습은 아직은 낯설기만 합니다.
하지만 속속 극적으로 발견되는 생존 이웃들의 모습에,
[어쩌다 보니 떠내려갔어요. 무서웠겠어요…]
피해 주민들은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