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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vs 북 해커 …남북 '사이버 교전'

<앵커>

남과 북 젊은이들이 인터넷공간에서 맞붙었습니다. 소리없는 전쟁이 뜨겁습니다. 체제비방, 주로 김정일 김정은 부자에 대해 남쪽 젊은이들이 분노합니다. 일단은 남쪽 누리꾼들의 기량과 논리가 우세합니다.

조 정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가 쑥대밭이 됐던 지난해 11월24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북한을 옹호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연평도 포격은 "북한이 NLL에 대한 입장을 무력으로 확인해 준 것"이며, "김정은 대장이 하는 일이니 긴장하고 준비하라"는 내용입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노래도 등장했습니다.

남쪽의 반격은 일주일 뒤에 시작됐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해킹해 직접 공격한 것입니다.

지난달 6일 북한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12줄짜리 글입니다.

구구절절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지만 세로로 읽으면 욕설이 나타납니다.

명백한 욕설임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묘한 말공격을 알아채지 못한 북한 당국은 이 글을 이틀 동안이나 게시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북한 보안당국에는 비상이 걸렸고, 서버가 있는 중국 선양에서는 사이트담당자들이 처벌됐다는 소문도 퍼졌습니다.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 : (담당자들이) 혼났다 혹은 혼내기 위해 평양에서 직접 검열단이 파견됐다는 이야기가 지금 심양 쪽에 자자하게 돌고 있습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공격을 주도한 네티즌들이 활동하는 우리 웹사이트에 서버를 다운시키는 디도스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김유식/디시인사이드 대표 : 30여 분간 사이트 접속이 안됐습니다. 그리고 그 디도스 공격을 받은 갤러리가 연평도 도발 포격 갤러리였기 때문에 그쪽 소행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남측의 2차 공격은 지난 8일 김정은의 생일에 집중됐습니다.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유투브에는 '김정은 열차사건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랐습니다.

김정일이 아들 정은에게 비싼 사치품 생일 선물을 준비하고, 스포츠카를 받은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을 마구 들이받습니다.

'인민들은 다 쓸모없다'고 외치는 김정은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평통의 트위터에는 3백만 인민이 굶어죽고 얼어죽는데 김정일은 초호화 별장에서 처녀들과 난잡한 술파티를 벌이고 있다는 글이 올랐습니다.

북한 홍보 홈페이지에는 김정일의 중국 방문을 세자 책봉, 구걸 외교로 폄하하는 내용의 풍자 만화가 걸렸습니다.

우리 네티즌들이 북한 사이트를 해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사이버 공방은 체제 비방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인들이 함께 보는 유투브나 구글같은 공유 사이트에도 북한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돈만 밝히고, 여자만 밝히는 파더,파더, 머리는 파마]

김정일 뿐만 아니라 김정남, 정은 형제의 호가호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이 동영상은 유투브에 올라 수천건의 조회수를 기록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촉발된 남북한의 사이버 전쟁.

일부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까지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반인들이 북한 사이트에 접촉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김진수(가명)/ 사이버 공격 네티즌 : 단순하게 접속했다고 무조건 처벌할게 아니라 무
슨 의도를 갖고 그 사이트에 접속했는지도 고려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지 무조건 불법이라고 할 게 아니라는게 제 생각이고.]

앞으로 펼쳐질 사이버 전쟁에서 IT 강국 우리나라가 북한을 압도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저변이 넓은 만큼 우리측의 피해가 적지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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