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단독주택 매매가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립주택은 아파트처럼 약세였지만 하락폭은 작았다.
5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2009년말 대비 2.9%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은 0.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립주택은 0.5% 하락해 약세를 보였지만 아파트에 비해서는 낙폭이 작았다.
서울은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2.2%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은 0.4% 올랐다.
강남, 송파, 양천, 구로구 등 한강 이남지역은 아파트가 1.8% 떨어진 가운데 단독주택은 0.7% 올랐고 강북, 마포, 용산구 등 한강 이북지역은 아파트가 2.7%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은 0.3% 상승했다.
연립주택은 한강 이북이 0.5% 하락했고 한강 이남은 보합세였다.
경기도는 서울에 비해 아파트와 단독주택 간의 가격 변동률 차이가 더 컸다.
경기도의 아파트는 지난해 3.4% 내린 반면 단독주택은 0.4% 올라 대조를 이뤘다. 연립주택은 0.8% 떨어졌지만 아파트보다는 하락폭이 작았다.
인천 역시 아파트는 2.8%, 연립은 0.7% 하락했고, 단독은 1% 올랐다.
이처럼 지난해 단독주택 가격만 홀로 상승한 것은 단독주택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대출 규제를 받지 않고 경기나 정책변화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아파트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 영향을 받는 반면 단독주택은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급매물이 적다는 점도 하락폭이 작은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뉴타운 등 개발호재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구입하는 투자수요가 많은 데다 최근 소형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단독주택을 매입해 연립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을 건립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단독주택의 몸값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전셋값은 아파트가 단독주택의 상승률을 앞질렀다.
지난해 수도권 주택의 전셋값 상승률은 아파트 7.2%, 연립주택 5.9%, 단독주택 3.5%로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2배 더 올랐다.
서울 역시 아파트 7.4%, 연립 6%, 단독 3.8%, 경기도는 아파트 7.1%, 연립 6.4%, 단독 3.3%로 아파트의 상승폭이 더 컸다.
박 소장은 "전세는 투자목적이 아니라 살기 편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인기가 높다"며 "전세는 통상 아파트를 먼저 찾고 연립-단독주택 순서로 소진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가격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