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번 연평도 피격을 계기로, 우리 군의 자세는 문제가 없었는가 반성의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바로 그날, 우리 군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화면을 보고도 과연 그랬을까 믿어지지가 않는데 임찬종 기자의 단독취재입니다.
<기자>
갑작스런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에서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숨진 지난달 23일.
전군에는 국지 도발 단계에서 최고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6시 50분 쯤 수도권 모 부대 간부 식당.
영관급 간부 10여 명이 포도주로 보이는 붉은 음료수를 주고 받습니다.
병사들은 광어회 접시를 들고 안주를 챙기고 있습니다.
식당 안 TV에서는 연평도 포격 관련 뉴스 특보가 계속 나오지만 회식은 계속됩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이 회식은 연대장 정 모 대령의 취임 1주년 행사였습니다.
정 대령은 회식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정 모 대령/연대장 : (포도 주스) 색깔이 복분자 색깔이 나요. 중대장 이 PX(매점)에서 (포도 주스를) 사가지고 병만 거기에다 넣어가지고 따른 겁니다.]
그러나 다른 행사 참석자는 미리 준비한 포도주를 마셨다고 증언합니다.
[행사 참석자 : 와인하고 회를 가져와서 잔뜩 먹더라고요. 그날 연평도 사건 터진 날인데…어이가 없었죠.]
정 대령은 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지 4시간 쯤 지난 오후 6시 50분 쯤까지도 상황을 전달받지 못해 회식을 진행했다고 말합니다.
[정 모 대령/연대장 : 식사할 때는 진돗개 상황이 전파가 안 됐었습니다. (식사를 18시 45분에 했다고 하셨죠?) 네, (진돗개 상황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국가안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날, 최고 경계령이 발동된 순간에도 태연히 회식을 즐긴 군 장교들의 모습은 우리 군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