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원이나 집에서 환자들을 간호하는 간병인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간병인들의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황현구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내내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중증 환자를 간병한 박용복 씨.
냉장고에서 꽁꽁 언 밥과 반찬을 꺼내 선 채로 점심을 때웁니다.
복도 끝 창가 난간이 밥상입니다.
[박용복/간병인 : 거의가 이렇게 서서 먹고 그러죠. 식당가서 먹으려고 해도 환자두고 갈 수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그냥 간편하게 서서도 먹고, 보조의자에 앉아서도 먹고…]
잠자리도 문제입니다.
24시간 환자를 돌보다 좁은 보조용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온몸이 쑤시기 일쑤입니다.
이렇다 보니 간병인들 상당수가 요통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김연희/간병인 :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서 자다 보니까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웅크리고 자야 하는 게 불편하죠.]
세탁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젖은 빨래를 그대로 입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송정애/간병인 : 간호선생님 돌기 전에 싹 걷어놓고 회진 돌 때는 걷어놓고 하고 난 다음에 덜 말랐으면 그냥 입고, 밤에는 바깥쪽에 널고 그러는 편이에요.]
사정이 이렇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직접 고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병인들을 위한 복리시설을 전혀 마련해 놓지 않고 있습니다.
간병인들은 환자와의 일대일 특수고용관계로 맺어져 있기 때문에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시간당 임금은 법정 최저임금인 4,11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2,500원에 불과합니다.
또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산업재해 보험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일을 하다 다쳐도 어떤 치료나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김시화/의료연대 충북지부 간병분회 분회장 : 병원에서 직접 고용되고 어느 정도의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간병인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인권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간병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CJB) 황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