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휴대전화 같은 이동 통신기기에 한글을 입력하는 방식에 대한 국제 표준을 정하는 사업에 중국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에 이은 한글공정이라며 누리꾼들이 발끈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와 기업체는 표준화 작업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임찬종 기자입니다.
<기자>
휴대전화에 한글을 입력하는 방식은 제조 회사마다 다릅니다.
컴퓨터와 달리 휴대전화 같은 이동 통신기기에 입력하는 자판 배열은 국제 표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박유진/서울 화곡동 : 휴대전화 바뀌면 업체마다 문자쓰는 방식이 다 달라서 2~3일 정도 적응하는 시간이 걸리고…]
그런데 휴대전화 한글 입력 기준 문제에 중국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조선족 200만 명이 쓰는 문자인 만큼 서둘러 표준 자판 배열을 확정하고, 한국, 북한과 협의해 국제 표준을 지정한다는 입장입니다.
[현룡운/중국조선어정보학회장 : 중국에서 모바일 기기로 한국이랑 통화를 해도 메시지를 주고 받지 못합니다. 여기도 호환성 때문에 규격을 만들어야 합니다.]
소설가 이외수 씨를 비롯한 네티즌들은 중국의 한글 입력 표준화 작업을 '한글공정'이라고 규정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어정보학회는 '한글공정'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한글 입력 관련 특허만 400여 개나 되는데다, 업체마다 입장이 달라 정부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이대로/한국어정보학회 부회장 : 중국의 뜻대로 국제 표준이 정해지면 중국이 먼저 특허도 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국익이 엄청나게 침해받게 됩니다.]
우리 정부와 업체들이 15년 동안이나 표준화 작업을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문자인 한글에 대한 국제 표준이 중국의 뜻대로 결정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홍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