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으로 잃은 돈, 소송없이 찾을 길 열렸다

<8뉴스>

<앵커>

전화금융사기, 일명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다행히 지급정지를 시켜도 까다로운 소송을 통해서만 돈을 돌려받을 수 있어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앞으로는 이런 소송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가족을 납치했다며, 합의금을 보내라는 전화.

급한 일이라며 송금을 요청하는 친구의 메신저.

신종 금융사기에 당한 피해자는 범인이 돈을 빼 가기 직전 운 좋게 '지급정지'를 시켜도 돈을 바로 찾지 못했습니다.

실제 주인들이 노숙자같은 사람들의 명의를 빌려 만든 이른바 대포통장이 대부분이어서 돈을 찾으려면 은행과 소송을 해야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 제 돈인데 빨리 찾을 수 없다는 게… 소송 한 번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제가 부담해야 되는 부분이고….]

이런 이유로 피해자에게 돌아가지 못한 사기 피해금액만 325억 원이나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는 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피해자의 신고가 들어오면 은행은 관련 계좌에서 돈을 못 빼가도록 지급정지를 시키고 금융감독원에 채권 소멸 공고를 요청하게 됩니다.

공고후 두 달이 지나도록 계좌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범죄 계좌로 간주돼 피해 금액을 돌려 받게 됩니다.

[박선숙/민주당 의원 (법안대표발의) : 어려운 분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정부가, 국회가 도와야 겠다는… 이번 법안 같은 경우는 여야가, 또 정부가 힘을 합쳐서 길을 하나 새로 만든 겁니다.]

여야는 민생법안 차원에서 올 정기국회 안에 본회의 처리까지 마칠 계획이어서 내년부터는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