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서울 지하철 9개 노선 가운데, 도시철도 공사가 운영하는 5, 6, 7, 8 호선 역이 유난히 덥고 답답하다는 불만이 많았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그 이유를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철 5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서울 왕십리역입니다.
5호선 승강장의 실내 온도는 바깥이나 다름없는 30.3도.
환기 시설도 가동되지 않아 답답하고 후텁지근합니다.
연결된 2호선 승강장으로 가면 온도는 5도 가까이 떨어집니다.
환기도 24시간 가동돼 쾌적한 느낌입니다.
[안만식/지하철 승객 : 이쪽이 좀 더 덥죠, 왕십리 쪽, 5호선 그 쪽이. 냉방이 전혀 안되는 것 같네요, 아주 짜증스럽죠.]
상주하는 역무원들은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 6, 7, 8호선 역사가 이렇게 덥고 답답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SBS가 입수한 도시철도공사의 내부 문서입니다.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인데도 하루 1시간 10분 정도만 환기를 하도록 명시해 두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을 아낀다는 명분입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공기질을 검사할 때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지난 4월 검사를 2주 앞두고 작성된 내부 문서에는 검사를 할 때까지 매일 13시간씩 환기하라는 특별 지시 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검사 기준에 맞추려고 특별관리를 하는 겁니다.
[서울 도시철도공사 직원 : 공기질 측정 기구 앞을 용역 아주머니들이나 직원들에게 말해서 물청소를 계속 시킵니다.]
공사 측은 부인합니다.
[서울 도시철도공사 관계자 : 없습니다. 전혀 준비 없이 그대로, 그대로 점검을 받는 겁니다.]
지하인데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의 특성상 환기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박동욱/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 환기장치를 설치한다는 것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시민 건강에 반드시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 측면, 이런 것들의 고려 대상이 될 수가 없고….]
시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이중적인 운영으로 도시철도공사는 에너지절감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홍종수, VJ : 조귀준,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