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런 양심적인 지식인들도 일부있기는 합니다만,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여전히 과거의 범죄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젊은 여성 감독이 조국의 전쟁 범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는데, 단 한 개의 극장에서도 상영하지 못한 채 결국 미국으로 건너 갔습니다.
LA, 김도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군의 만행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부끄러운 침묵'.
일본 여성 감독 아키코 이즈미타니는 7년 동안 일본과 미국 참전 군인 수십 명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증언을 담아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야수지 가네코/참전 군인 : 아이들·여성들·노인까지 약 170명을 우리 부대가 죽였습니다.]
[요시오 시노주카/731부대 근무 : 살아있는 사람을 해부했습니다.]
한국의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도 만나 그들이 겪었던 치욕을 낱낱이 기록했습니다.
[고 김순덕 할머니/종군 위안부 출신 : 처녀들을 방에 하나씩 갖다 넣고서는 그 다음에 몇십명씩 쭉 군인들이 줄을 서는 거야…]
이즈미타니 감독은 학교에서 배운 일본의 역사와, 바깥에서 알게 된 역사는 너무나 달라 일본 젊은이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키코 이즈미타니/감독 : 내가 이 영화를 만들면 나 같은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다른 영화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이런 희망과는 달리 일본의 모든 영화관은 상영을 거부했습니다.
[(전쟁 범죄를 다루는) 일본의 활동가·영화 제작자·학자들이 인정을 못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진실을 놓고, 일본 정부와 국민만, 영화제목처럼 부끄러운 침묵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문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