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논의하기 이전에 공영방송의 적정한 역할과 범위에 관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6일 공기업개혁시민연합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영방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먼저 국민에게 유익한 부분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적정한 공영방송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 현실에서 공영방송이 '낮은 수신료 - 한정된 범위'라는 미국식 모델을 따를 것인지 '높은 수신료 - 넓은 범위'라는 영국식 모델을 따를 것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수신료 인상은 모든 논의와 개선이 이뤄진 이후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공영방송의 역할은 크게 품위 있는 문화의 유지와 전달, 보편적인 정보제공, 교육기회의 확대 등 세 영역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며 미국식 모델이 적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토론자로 나선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수신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방송사의 방송내용이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면 국민이 수신료를 부담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수신료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먼저 좋은 방송을 만들고 구조조정과 재정공개를 한 후에야 수수료 인상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작은정부의 실현'이라는 현 정부 공약의 취지에 맞게 KBS를 부분적으로 민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