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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 "이번 월드컵이 따분한 6가지 이유"

전 세계 축구판을 주름잡는 '별 중의 별'들이 4년마다 한 번씩 모이는 월드컵 축구대회.

모든 축구팬이 스타 선수들의 마법 같은 드리블과 그림 같은 골, 예상을 뒤엎는 이변을 고대하건만,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기대와 정반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7일 인터넷판에서 '이번 월드컵이 가장 지루한 출발을 보이는 6가지 이유'를 꼽았다.

◇동계 월드컵, 고지대 경기장'

남아공 월드컵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32년만에 남반구에서 열리는 대회로 북반구와 반대 계절인 겨울에 진행되다 보니 선수들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게다가 공기가 희박하고 기온도 더 낮은 고지대에 경기장이 있어 고충을 더한다.

이런 환경을 반길만한 참가국은 춥고 우중충한 날씨의 독일이나 같은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 정도일 것이다.

◇빈 좌석-부부젤라…'극과 극' 분위기

비어 있거나 아니면 부부젤라를 불어대는 극단적인 관중석 분위기도 도움이 안 된다.

1978년 아르헨티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회에서처럼 색종이 흩날리는 멋진 광경은 기대하지 않지만 경기장 좌석 한 블록이 통째로 빈 경우는 심하지 않은가.

부부젤라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남아공의 한 유명 스포츠 기자는 부부젤라를 `지옥에서 온 악기'라고 언급했는데 이제 전 세계인이 알게 됐다.

◇'마구(魔球)' 자블라니

매번 월드컵 초반이면 골키퍼들이 새 공인구에 대해 불평을 해대지만 자블라니만큼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킨 공은 없었다.

'움직임을 예측할 수가 없다', `골 가뭄의 주범이다', `프리킥을 잡아먹는다' 등 각 참가국 선수와 감독들의 불만도 다양하다.

실제로 초반 16경기에서 나온 골은 25골로 4년 전 독일 대회 초반 16경기의 39골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떨고 있니'…지나친 긴장은 독

조별리그 첫 경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다들 압박에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잉글랜드는 60년 만에 만난 미국에 긴장했고 이탈리아는 2연패 부담으로 1차전을 비겼다는데 조별리그가 끝나면 긴장이 좀 가시려나.

물론 아직 초반이고 경기가 진행되면서 몸이 풀리는 '슬로우 스타터'들이 있긴 하지만 1990년 월드컵 초반 아르헨티나를 울려버린 카메룬이나 2002년 프랑스를 한방 먹인 세네갈 처럼 대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기가 없다는데 아쉽다.

스위스가 만약 대회 개막 직후에 스페인을 이겼다면 대회 분위기가 달라졌을지도.

◇이기는 경기, 지루한 전술

대회 초반의 긴장과 두려움은 소극적인 전략을 낳는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부분의 팀들이 '이기려는 경기'보다 '지지 않으려는 경기'를 했고 그 탓에 대부분 경기가 답답하게 흘러갔다.

유럽 출신 감독들이 주범일 수도 있다. 불꽃 같은 공격력으로 팬들을 열광시키던 아프리카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빛이 바랬는데 본선 참가국 5개 팀 중 4개팀 감독이 유럽 출신이다.

브라질도 이탈리아에서 교육받은 둥가 감독의 `안전 제일주의' 때문에 특유의 화려한 축구가 억눌리고 있다.

◇'빤한 상대'…놀라움이 없다

참가팀과 선수들이 서로를 지나치게 잘 안다는 점도 흥미를 떨어뜨린다.

웨인 루니(잉글랜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 스타들은 상대팀에게 철저히 파헤쳐져 1차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요한 크루이프의 활약이나 1986년 멕시코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보인 신기(神技)를 월드컵에서는 더이상 볼 수 없다. 스타는 월드컵이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들어진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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