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어제(15일) 발견된 천안함 희생장병 가운데에는 주목받지 못해도, 묵묵히 일해오던 조리병들이 있었습니다. 제대하면 맛있는 것 만들어주겠다던 아들들은 차가운 몸으로 돌아왔습니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태극기를 두른 채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을 맞으며 통곡했던 아버지.
그 아버지는 아들의 검안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굵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기섭/고 이재민 병장 아버지 : 옷을 벗기니까 내가 그게 내가 입었던 팬티예요. 휴가왔다가 집에서 입고 간 거죠.]
휴가 때면 부모님과 동생에게 군에서 배운 음식 솜씨를 뽐내던 아들이었습니다.
[같이 해서 화채 같은 거 먹고… 엄마 내가 요리잘한다. 많이 배웠다고…]
이제 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제대하면 부모님께 맛있는 것 많이 만들어 드리겠노라던 아들이었습니다.
[한 달 후에 온다고 느꼈으니까 어떻게 다른 걸 생각못했죠. "가서 생활 잘하고 와.", "응 아빠 알았어." 이렇게 하고 간 게 전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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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웃는 얼굴로 천안함의 분위기를 주도하던 고 강현구 병장.
승조원들의 야식까지 꼬박꼬박 챙겨주던 강 병장이었습니다.
[고 강현구 병장 할아버지 : 심정이야 말할 것도 없지. 착실하고 그러던 애가, 학교 다니다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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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식당에 남겨진 생존 장병의 편지에는 따뜻했던 그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묻어납니다.
아버지는 차가운 몸으로나마 다시 품으로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아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제가 어제밤 이전까지 술을 안먹고 맨정신에 잠을 자본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어제 아이를 보고 나니까 잠을 조금 잤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제일, 조창현,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