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SBS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기획한 연중기획, 일류 국가로 가는 길. 오늘(12일)은 교육문제를 짚어보는 두 번째 순서로 학벌과 간판을 쫓는 풍토 속에서도 실속있는 학력을 추구하는 변화의 바람을 쫓아가 봤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반도체 설비기사인 32살 고현진 대리는 지난해 사내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취업해 벌써 12년차 베테랑이지만 늦깎이 대학생이 된 것입니다.
대학 졸업장이 아쉬워서도 승진이나 보수 때문도 아닙니다.
[고현진/삼성전자공대 반도체공학과 2년 : 관련되어있는 부분에 대해서 하다보니까 궁금한 게 막 풀리잖아요. 만약 일반 대학교에 갔으면은 과연 내가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을까.]
올해 처음 문을 연 마이스터고에 갓 입학한 김아라 양.
중학교를 다니며 4건의 특허출원을 신청해 주변의 기대가 남달랐습니다.
[김아라/미림여자정보과학고 1년 : 가산점이 분명히 붙을 테니까 일반계고를 가서 좀 더 열심히 공부한 뒤에 좋은 대학교가라, 다들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하지만 학비 없고, 취업 걱정 없다는 실리에 자신의 적성과 소질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며 당당하게 말합니다.
[다 대학을 가니까 ,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경제활동도 못하니까라고 생각을 해서 대학을 가는 건 솔직히 터무니 없는 생각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이렇게 고학력 간판을 쫓는 학벌주의의 허상 속에서도 실속있는 학력주의의 바람이 당당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조대엽/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고질적이라고 생각돼 왔던 경직된 학력주의와 교육 통로의 폐쇄성을 일정하게 혁신할 수 있는 징후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은가.]
사람마다 적성이 다른 것을 인정하듯이 제각기 다른 학력을 존중하는 풍토야말로 능력에 따라 대접받는 능력사회의 출발점일 겁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주용진, 신동환,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