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암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납득하시겠습니까? 전혀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설회사 부장인 45살 박 모 씨는 그 흔한 암보험 하나 가입하지 못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눈가가 떨리는 틱 장애로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가입을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박 모 씨 : 정상 생활하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는데… 신경정신과에 약간 진료 받으러 갔다는 것 자체로 원죄를 지게 된거죠.]
55살 김 모 씨도 불면증 약을 먹는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이 거절됐습니다.
보험사들은 신경정신과 진료를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00 생명 직원 : 신경정신과 쪽으로 약을 드시면 거의 (보험가입) 거절이 나와요. (다른 보험사도 마찬가지인가요?) 거의 그렇다고 보거든요.]
의학계는 보험사들의 이런 행태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합니다.
[조근호/을지의대 정신과 교수 : 정신과적 질환은 뇌 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암세포와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그걸 연관시켜 거부하는 것은 분명히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신경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병원 가기를 아예 꺼리면서 문제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대부분 우울증 같은 가벼운 정신질환에서 시작돼 초기 진료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부적절한 행태는 우울증 등 가벼운 정신질환의 초기 진료를 막아 자살률 증가 등 더 큰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노인식,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