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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경제] 인천의 명물, 소문난 '알탕' 골목

인천 현대시장.

부둣가 시장답게 매일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로 손님 붐비고 상인 손길 분주하다.

청과물 도매 시장이 떠나면서 규모가 대폭 줄었지만 30년간 인천 주민들에겐 바다와 육지에서 나는 싱싱한 먹을거리의 공급처가 돼왔다.

그런데 이곳에 소문난 알탕 골목이 있다는데.

[(유명한 알탕집 어디에요?) 여기로 쭉 가시면 되요.]

묻는 족족 알려주니 유명은 한 모양인데 대체 어딨나요?

드디어 알탕집 발견! 

간판은 확실하고 저녁 시간되자 하나 둘, 손님들 모여드는데.

제대로 찾아온 걸까? 

손님들 입에서 절로 탄성 나오게 만드는 요 칼칼한 녀석.

[아주 그냥 죽여줘요.]

그런데 동태, 대구 알이 아니다!

국물 위에 떠있는 통통한 알들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여기는 이알이 들어가요.]

그렇다면 알들의 정체는 달걀?

노른자가 분명한데.

동글동글 알 덕에 먹는 모습도 가지가지! 근데 노른자만 어떻게 모은 거예요?

[정봉덕/닭 알탕 가게 사장 : 정체가 일주일 정도 있으면 계란이 완성이 돼서 나올 거를 그 안에 잡아서 노른자만 생기는 거 계란의 노른자는 뻑뻑한데 이거는 쫀득쫀득하고 맛있어요. 하나도 퍽퍽하지가 않아요.]

32년째 이 독특한 알탕 골목을 지키고 있는 정봉덕 사장!

[정봉덕/닭 알탕 가게 사장 :  우리집 알탕의 주재료는 이겁니다.]

드디어 윤기 자르르 흐르는 노란 알 공개! 단단한 껍질이 생기기 전 단계로 노른자만 있는 영양만점 재료, 이외 쑥갓과 냉이.

채소는 철따라 바뀐다는데 만드는 비법 좀 봅시다.

감자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알탕의 주인공인 내장과 알을 인심좋게 넣은 후 칼칼한 맛 내주는 마늘, 고춧가루 9가지 양념 올린다.

그리고 무, 멸치, 대파, 다시마 넣고 푹 삶은 육수 부으면 준비 끝.

매콤한 냄새 가득 품고 보글보글 끊어 오르기 기다리다 쑥갓, 냉이 넣어 손님상으로 직행한다.

[정봉덕/닭 알탕 가게 사장 : 자 알탕 나왔습니다.]

재료 하나로 특별해진 인천의 알탕!

영양 만점 알과 칼칼한 국물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아 좋다 얼큰하네.] 

[그래서 이게 든든한거예요.]

쉴 새 없이 주문 이어지고 인천 현대 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이 맛 찾아 오늘도 손님들 발길 이어지는데 빈자리 날 새라 새 손님으로 채워진다. 

[황장호/인천광역시 송림동 : 비오는 날 우중충하게 비오는 날 이게 최고지.]

[이기복/인천광역시 송림동 : 제가 여기 35년 오거든요. 변함이 없고 담백해요.]

30년된 단골들이 잊지 않고 찾는데, 그러고 보니 일명 닭알탕 골목의 역사는 무려 40년에 이른다고.

[정찬진/인천광역시 송림동 : 배고프던 시절 굉장히 어렵던 시절의 서민의 애환이 담겨있는 음식이죠. 지금은 별미로 잡숫고 있지만.]

닭의 어느 하나 버리지 않고 식재료로 이용해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던 시절 닭알탕은 인천 서민들이 값싸게 영양을 챙길 수 있었던 보양식이었던 것.

인천 대표 서민음식답게 가격도 여전히 1만 원대를 고수하고 있다는데.

이 애환이 담긴 음식이 인천 현대시장만의 전매특허가 되면서 이 서글픈 사연 있는 음식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정봉덕/닭 알탕 가게 사장 : 32년동안 이거 해서 4남매 다 인하대 졸업시키고 시집장가 보내고 남가진 아파트도 샀고 진짜 너무 즐거워요. 이렇게 일한다는 게 바로.]

닭알탕 골목에 사이좋게 나란히 들어선 6가게 사장님들!

정봉덕 사장이 70세 최고령이라면 최연소는 53세 고강심 사장!

경력 13년 알탕골목 막내지만 야무진 손맛으로 단골손님 확보했다는데.

그 비결이 뭐예요?

[고강심/닭 알탕 가게 사장 : 원조할머니가 하셨는데 어렸을 때 먹어본 기억으로 할머니 손맛대로 지금 하고 있어요.]

인천의 명물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신감.

할머니 손맛을 재연한다는 자부심이 그 비결!

[김석범/인천광역시 막석동 : 닭알탕이란 음식을 처음 먹으로 왔는데 내 입맛에도 너무 맞고 전혀 비린것도 없고 너무 맛있더라고요.]

원조 할머니의 맛이 요즘 젊은 사람들 입맛까지 평정한 셈.

그런데 닭알탕에만 매달릴 수 없어 알탕 골목엔 새로운 메뉴들이 속속 등장한다는데.

조개, 새우, 꽃게 해산물에 채소 듬뿍 넣은 생선 알탕!

시원한 국물에 고기 살이 인심 좋게 붙어있는 감자탕이 또 인기다. 

[고강심/닭 알탕 가게 사장 : 요즘엔 현대인들 입맛에 맛게 닭알탕은 옛날에 많이 나갔는데 요즘에는 감자탕도 많이 찾길래 했어요.]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애착 가는 메뉴는 따로 있다는데.

[고강심/닭 알탕 가게 사장 :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옛날에 해오던 닭알탕에 애착이 가장 많이 가죠.]

애환이 있는 음식에서 향수와 추억이 있는 인천 토박이 음식 닭알탕!

그 맛을 만들고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닭알탕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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