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서 폐지를 줍던 노인들이 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정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2일 서울 녹번동의 상가 앞 인도에서 물건을 내리고 출발하던 트럭이 바로 앞에 있던 87살 이 모 할머니를 치었습니다.
이런 폐지를 줍기 위해 차량앞에 잠시 쭈그려 앉아있었던 할머니를 차량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로 조사됐습니다.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날짜 지난 신문 몇 부와 구겨진 천원 짜리 몇장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어렵게 손자를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문현/서부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 고무위에 쌓여있던 천원짜리 몇 장이 할머니의 고단한 삶을 나타내는 거 같아서 참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도로 옆을 지나던 82살 박 모 할머니가 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오늘도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폐지 줍는 노인 : 이거 해 가지고 쌀 팔아먹고 그래요. 밥 해 먹고요. 어렵지만 살아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추위와 사고 위험까지 무릅쓰고 하루 종일 폐지를 모아도 손에 쥐는 돈은 몇 천원에 불과합니다.
사회의 온정이 미치지 않은 곳에서 목숨을 잃은 노인들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